제목을 보시면서 이게 무슨 소리일까 생각하신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머, 말 그대로 표현을 하자면 도둑이라는 표현이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데
일단 저지른 일을 보자면 도둑질의 일종이니 표현을 도둑이라고 하겠습니다.



이틀 전 회사일이 너무 늦게 끝나서 다음날 오전 반차를 쓰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한적한 골목에서 아직 애띤 얼굴의 여자애들이 한 가게에 모여서 이상한 행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세명의 여자애들 중 두명이 자신의 외투로 한명을 감싸고 수상한 행동을 하길래
서행을 하던 차를 잠시 멈추고 애들의 행동을 멀리서 지켜보았죠.

애들이 모하나 했더니만 매장에 있는 포스터를 뜯는 것이었습니다.
그 매장을 보아하니..제가 애용하는 "핫썬"치킨.



요즘 김현중 브로마이드 증정 이벤트를 하잖아요.

그런데, 솔직히 어린 학생들 돈 여유가 없으면 부모님을 졸라서라도
치킨을 먹고 브로마이드를 받아야 하는데 부모님들이 왠만해서 밥을
먹게하지 치킨 같은 후식들을 잘 사주시는 것은 아니잖아요.

처음에는 이놈들을 혼내줄까 하는 생각으로 슬금슬금 가까이가서
한 녀석을 잡고서 머하는 것이냐고 큰 소리를 쳤더니 두명이 도망가더군요.

한명이 잡혀있으니까 멀리서 지켜보면서 안절부절 못하고 있길래
잡은 한 애한테 물었죠.

"너네 이것도 절도라는 것 알고 있어? 매장 주인이 보면 어쩔려고 그래?" 라고
다그치자 그냥 죄송하다며 한번만 용서를 해달라고 하더군요.



왠지 저 어릴적 추억이 생각나더군요.

저도 어릴 적 좋아하는 가수의 브로마이드를 구하지 못하면
레코드 판매점에 몰래 가서 브로마이드를 뜯어 오고는 했었거든요.

그래서인지 심하게 야단은 못치겠고.
한 애를 통해서 나머지 애들까지 불러모았죠.

일단, 뜯었던 포스터를 다시 붙여놓고 애들을 설득해서
제 차에 태워서 다른 핫썬 치킨집으로 이동을 했습니다.

마침, 매장을 오픈하려고 준비를 하길래 지금 주문이 가능하냐고 하니까
가능하다는 말에 아이들을 데리고 들어가서 훈계를 했습니다.

그 애들한테는 이제 아저씨 뻘이 되어버린 저.
일단, 첫 훈계는 제 차를 타고 따라온 것을 훈계했습니다.

아무리 니네들이 잘못한 것 때문에 쩔쩔매더라도
아무사람의 차나 타면 어떻게 하냐 너네 나쁜생각 가지고 있는
아저씨들 잘못 만나면 유괴당한다며 제 차를 태우고도 저를 비유해서
조심하라는 경고를 해준 후..

제 경험담을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과거 포스터를 뜯다가 걸려서 3시간이나 가게 청소를 하고
일손을 돕고서야 선처를 구할 수 있었던 일과..

이 행동들이 모두 절도에 해당되는 행동이라는 것을 차근차근
알려주고 있을 때 쯤 주문한 치킨이 나왔습니다.

애들은 눈치를 보면서 먹을 생각을 안 하더군요.
애들이 너무 안쓰러워서 "너희들 브로마이드 갖고 싶다며, 치킨 먹어야 브로마이드를 주지"라고
말하니 허겁지겁 치킨에 달려들더군요.

그 모습을 보니 왠지 귀엽더군요.
그리고 뿌듯했습니다.


분명 그냥 못본척 지나칠수도 있는 일이었고 그 자리에서 아이들을
따끔하게 혼내주고 벌을 줄수도 있는 일이었는데 아이들을 훈계하는 제 자신에게
나도 이제 진짜 성인이 되었구나 라는 생각과 잘했다는 칭찬(?)을 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전혀 얼굴도 모르는 애들이고 저와는 상관이 없지만
그래도 자라나는 새싹들을 위해서 무언가 좋은 행동을 하고
모범을 보였다는 사실이 너무 기분이 좋더군요.

생각해보니 그런 것 같습니다.

성인이 되었다고 무조건 아이들을 혼내고 다그치는 것이 어른의 임무가 아니라
아이들이 올바른 길을 갈 수 있도록 투자도 하고 훈계도 해주면서 교훈을 주는 것이
진정한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모범적인 모습이 아닐까 하구요.



여러분들도 길거리에서 나쁜 행동을 하는 어린애들을 본다면
그냥 지나치지 마시고 인생의 선배로써 차분하게 훈계를 해주세요.


요즘 아이들이 무섭다고는 하지만 역시 아이들은 순수하답니다.
좋은 말로 훈계하면 다 잘 알아듣더라구요^^

"얘들아 나중에 커서 유명해지면 아저씨 잊지 말아라~~알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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